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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교류) 사순1주간 수요일 말씀묵상

사순1주간 수요일 말씀묵상

 

과거 로마에서 사는 동안 해 마다 보던 진풍경이 하나 있었습니다. 성탄과 부활 대축일이 되면 로마에 있는 각 학교 기숙사로 교황님이 집전하시는 대축일 미사 초대장이 배달되는데 이 비표는 한정 수량이었습니다. 기숙사 정원 별로 약 5%로 정도만 참석 할 수 있던 비표의 수량 때문인지 서로 차지하려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당연히 저는 관심도 없었죠.(교황님을 존경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본 의도는 아래에 나옵니다.) 그런 면에서 여러분들께 한번 물어볼까요? 오늘 저녁에 대흥동에서 한정 수량 비표를 가진 이들만 참석 가능한 교황님 미사가 있다면 여러분들은 그 미사에 가시겠습니까? 아니면 제가 집전하는 미사에 오시겠습니까?

 

아마도 많은 분들이 교황님 미사에 가고 싶어하고 가려고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제가 드린 질문의 의도는 이것입니다. 일개 사제인 제가 집전하는 미사나 교황님께서 주례자로 집전하시는 미사가 똑같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성체성사의 집전자는 사람이 아닌 하느님이고 그 은총의 수여자도 하느님이시라는 것이죠. 다시 말해 중요한 것은 미사를 누가 집전하느냐가 아닌 미사를 이루는 주체가 하느님이라는 사실이라는 것입니다. 마치 유명인사 구경가듯이 교황님 미사에 참례하길 원했다면 어쩌면 오늘 군중들에게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우리도 들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눈 앞에 있는 진짜 기적의 주체인 하느님이신 당신 자신보다, 당신의 손에서 나오는 기적의 힘에만 관심이 있는, 다시말해 인간적인 욕망에서 나오는 나만을 위한 자신의 뜻에 더 관심을 두는 사람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라고. 그렇습니다. 악한 것이 바로 그것이에요. 사람인 군중 스스로가 악한 것이 아닌 그들의 생각, 즉 하느님의 뜻보다 내 뜻을 먼저 생각하고 바라는 거. 주님이 주고자 하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닌, 내가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하는 것, 그것이 악하다고 하고 계신 것이죠.

 

그런 그들에게 예수님은 요나의 기적 말고는 보여줄 것이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요나의 기적은 요나를 통해서 선포되는 말이 요나의 말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이고 재를 뒤집어쓰고 회개했던, 그래서 완전히 멸망할 뻔했지만 다시 살 수 있었던 니네베 사람들의 변화를 가리킵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하느님이 보여주고 또 주고 싶어하는 기적은 인간적인 욕망을 채워주는 기적이 아니라 새 생명을 주는 회개의 기적이라는 뜻입니다. 예수님은 요나의 기적말고는 없다 말씀하시지만, 다시 말해 그것 말고는 줄 것이 없다 하시지만, 사실은 요나의 기적을 주고 싶으셨던 것이죠. 그리하여 당신의 가르침을 들은 이들이 변화되어 새 생명을 얻기를 바라셨던 것입니다.

 

어떠한 일도 손발이 맞아야 제대로 해낼 수 있습니다. 손이 움직일 때 같이 손이 움직이고, 발이 움직일 때 같이 발이 움직여야 함께 일을 할 수가 있다는 의미의 이 말이 새삼 실감나는 요즘입니다. 정부에서는 코로나 전염증을 막기위해 총력을 기울이는데 일부 정당은 연일 추경예산 편성을 방해하고, 대형 언론사는 거짓 기사로 정부의 무능함을 탓하고, 코로나 환자의 상당수가 있는 대구 시민들은 여론 조사에 의하면 많은 수가 정부를 불신한다는 얘기를 듣다보면 어이없음을 느낍니다. 예방수칙 지시를 잘 따르고 함께 한 뜻을 모아 행동해도 모자를 판에,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신천지 교단이며 험담하고 편가르기 하는 사람들의 댓글들을 보면 ! 이 새대가 악하긴 악하구나, 예수님 시대에도 그랬었겠구나하고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이럴 때 쓰는 유명한 사투리가 있습니다. “뭣이 중헌디

 

우리도 주님의 뜻보다는 내 욕망에서 기인하는 기적을 먼저추구하고, 주님의 뜻보다는 내 뜻을 우선시 한다면 우리 역시 그런 말씀을 들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 세대, 너희들, 너는 왜 이리 악하냐?”

 

- 본당신부 이진욱 미카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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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이진욱미카엘

등록일2020-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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