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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연중 제3주일(2017.1.22.)-이상욱 요셉 신부님

(연중 제3주일(2017.1.22.)-이상욱 요셉 신부님의 강론을 옮긴 것입니다.)

 

오소서, 성령님!

(새로 나게 하소서.)

한 주간 잘 지내셨나요? (~)

 

오늘 아침 교중미사를 하는데, ‘역시 우리 성당은 배려심이 많은 본당이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딱 보니까, 복사 두 명이 한꺼번에 안 나왔어요. 왜 배려심이 많은가? 신부님들이 많이 와서 제대가 복잡할까봐.(웃음) 아예 다 안 나온 것 같아요.(웃음)

 

아침미사 끝나고 나가봤더니 먹거리 장터가 열린 것 같이 여러 구역에서 설 앞두고 판매하고 있던데요, 어저께 92구역에서 며칠 동안 우려낸 사골 곰탕을 열심히 포장하고 있더라구요. 91구역에서는 아침 일찍부터 오셔가지고 맛있는 녹두 빈대떡을 만드셔서 포장하고 있는 모습을 봤습니다. 요즘에 유성성당 본당신부님이, 저보다 몇 년 후배신데요, 저를 서품식이나 이런 때 보면 반갑게 달려와 가지고 인사를 해요. 원래 붙임성이 되게 좋은 신부님이신데, 뭐라고 그러냐면, 와가지고, “명절도 다가오는데, 유성 성당에서 파는 홍삼이 선물용으로 너무 좋다고 그것 좀 홍보 좀 많이 해달라고 막 그러는 거예요. 그러면서 원신흥동 성당은 주문이 별로 없는데, 형 어떻게 할거요? 하면서 저한테 눈꼬리를 치켜세우면서 인사를 하는데요(웃음), 누가 보면은 신부들간의 대화인지 건강식품회사 사장들간의 대화인지(웃음) 헷갈릴 정도로 아주 그냥 온통 관심이 그렇게 있더라구요. 성전 건축 빚을 갚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면서, 싫지 않은 그런 모습이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 주면 벌써 설 명절이죠. ‘설 명절이 가까이 왔다.’ 하면 뭔가를 준비해야 될 것 같죠? 김영란법과는 상관이 없는 우리 가족 친지들에게 나눌 수 있는 선물 같은 것도 준비할테고 또 부모님께 드릴 선물도, 부모님들이 제일 좋아하시는 선물이 뭐예요?(...) 현찰이죠.(웃음) 깨끗한 돈으로 손주들 세뱃돈도 잘 주실 수 있도록 그렇게 하고, 지난 추석 때 초등부 어린이들한테, “, 너희들은 곧 추석 명절인데, 설 명절이 좋아? 추석 명절이 좋아?” 했더니, 뭐라고 대답했게요? (..) 열 명이면 열 명 다 설이 좋다는 거죠. 다 세뱃돈 받으려고 하는데요, 저도 다음 주 토요일에 설 명절 앞두고 사무장님께 부탁을 했어요. 깨끗한 돈 좀 바꿔다 달라고. 설 명절 미사하고서 사제관에 오시면 세뱃돈을 드릴 테니까 오시면 좋겠습니다.

 

가족들이 이렇게 모이게 되면 집안 청소도 하고 또 음식도 장만하느라고 부산하게 움직이지만 즐거운 바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설 명절보다 훨씬 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아주 중요한 기쁜 소식을 선포하십니다.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

설 명절이 가까이 왔어도 우리가 뭔가를 준비한다면,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을 때 아무런 준비도 안 하고 넋 놓고 있어서는 안 되죠. 뭔가를 준비해야 됩니다.

 

무엇을 준비해야 될까?

예수님께서는 너무 친절하게 곧바로 얘기를 해주셨지요.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 그러니 뭘 하라고 그래요?

회개하라.”

회개하라고 합니다.

회개라는 것은 지금 내가 가고 싶은 대로 가던 그 길에서 멈춰서서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가? 하느님을 향해서 내 삶의 방향을 돌리는 그런 방향 전환이 회개인 거죠.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사는 것, 하지만 모든 신자들, 사제, 수도자들,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지만 그리 쉬운 삶은 아닙니다. 세상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자꾸 우리를 붙잡고 걸려 넘어지게 하는 것들이 있죠.

 

어떤 신자분이

예수님을 믿는 것이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예수님이 누구신지도 모르겠는데, 예수님을 믿는다고 말하기도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예수님이 누구이신가?

우리는 예수님을 믿고 있기 때문에, ‘예수님은 이런 분이야.’라고 뭔가 얘기할 수 있지만 똑 부러지게 어떻다라고 설명하기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매주, 매일 드리는 이 미사 속에서 성경말씀은, ‘예수님은 이런 분입니다.’라고 우리에게 계속계속 알려주고 있죠.

 

오늘 성경 말씀은 1독서와 복음의 내용이 비슷하게 나옵니다.

‘700년 전에 이사야 예언자가 예언한, 선포한 그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실현되었다.’라고 그렇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잠시 그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죠.

즈불룬 땅과 납탈리 땅이 1독서에도 나오고 복음에도 나오죠.

즈불룬 땅과 납탈리 땅이 어디쯤 있는지 아시겠어요?

세종 신도시 첫 마을은 어디쯤에 있고, 이런 건 금방금방 알아듣는데, 성경은 2천 년 전, 3천 년 전 이야기라 잘 알아듣기 어렵죠.

이스라엘 백성이 400년 동안 파라오의 이집트 종살이를 하게 되죠. 그리고 거기에서 모세를 통해서 탈출을 하게 됩니다. 엑소더스(Exodus)를 하죠. 그러고 나서 그 약속의 땅, 가나안 복지 땅으로 다 도착했는데, 모세는 그 땅으로 들어갔나요? 못 들어갔나요? (못 들어갔어요.)

그만 코 앞에서(모압 땅에서) 죽고 맙니다. 그리고 그 후계자가 누구였냐면, 여호수아, 이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백성을 열두 지파로 나누어서 땅을 차지하라고 합니다. 그중에 갈릴래아 호숫가, 호숫가 주변이니까 얼마나 땅이 기름지겠어요? 그 좋은 땅을 납탈리 지파가 차지해라.”, 그리고 지중해 해변을 맞대고 있는 그 좋은 환경의 땅을 즈불룬 지파가 차지해라.”

납탈리와 즈불룬 지파는 너무나 좋았을 것 같죠? 그런데 호사다마라고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너무나 좋은 기름진 땅은 외세가 언제든지 침략을 해 와서 늘 아주 힘든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아시리아인들이 쳐들어와서 여인들을 다 잡아가고 또 이교도들이 와서 신앙적으로도 모든 것이 다 뒤섞이게 되는 그런 어둠이 짙게 깔린 그런 무시와 멸시의 땅이 되고 맙니다.

그런 어둠의 땅에 예수님께서 복음을 선포합니다. 빛으로서 오시게 되죠.

그런데 유다 지도자들은 뭐라고 얘기했냐면,

저 갈릴래아, 저 황폐한, (땅이 황폐한 게 아니라 신앙적으로) 그런 어둠의 땅에 뭐 예언자가 나오겠느냐?”

이런 얘기를 하며 무시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왜 그런 예루살렘에서 복음을 선포했으면 더 근사하고 멋지셨을텐데 그런 어둠의 땅에 복음을 선포했을까?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예수님이 어떤 분인가를 더 잘 드러내 줍니다.

예수님은 항상 어렵고 힘들고 무시당하고 어둠 속에서 힘들어하는 그곳에 빛으로 와 계시는 분인거죠.

 

요즘 우리나라도 어둠이 드리워진 그런 어려운 시기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어려운 시기에 아주 신난 사람들이 있습니다. 누구일까요? 서로가 이 어둠을 잘 이겨낼 수 있다고 헤쳐 나가게 할 수 있다고 하는, 내가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너도나도 나서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 어둠의 시기에 빛이 될 수 있는 사람이 정말 누구인가 하는 거를 잘 선택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겪는지는 우리가 지금 경험하고 있죠.

 

신앙인은 주위가 아무리 어두운 것으로 쌓여 있더라도 그냥 세상이 그러니 나도 그럴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그런 사람들이 아닙니다.

왜냐면, 적어도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은 어둠이 아니라 빛을 향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행동과 말과 선택은 늘 어두움을 향해 있다면 그것은 거짓말이고 거짓 신앙을 살고 있는 겁니다.

 

오늘 복음은 이렇게 말합니다.

어둠 속에 앉아 있는 백성이 큰 빛을 보았다.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고장에 앉아 있는 이들에게 빛이 떠올랐다.

그 빛을 볼 수 있는 이들은 행복합니다.’

 

바로 우리가 그런 빛을 보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복음에는 이런 이야기도 나오죠.

열심히 일을 하고 있던, 그물을 손질하던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아, 제배대오의 두 아들, 그들은 예수님께서 나를 따라오너라.”하고 말씀하시자, 그 빛을 보고 즉시, “, 여기 있습니다.” 하고 그물과 배와 집과 가족을 뒤로 한 채, 즉시 그 빛을 따라 나서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말씀은 바로 이것입니다.

오늘 예수님도 우리에게 지금 살아가는 내 삶의 자리에서 나를 따라오너라.” 하면서 빛으로 나타나신 거죠.

그럼 우리는 뭐라고 대답할까?

지금 바쁜데요.”라고 대답할까요?

, 여기 있습니다. 그 빛을 따라가겠습니다.”

하고 고백하는 것이 바로 오늘 성경말씀이 우리에게 가르쳐주시는 예수님의 그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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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별빛

등록일2017-01-22

조회수3,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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