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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대림 2주일 이상욱 신부님 강론말씀을 옮겨 본 것입니다.) 

 

오소서 성령님!

한 주일 동안 잘 지내셨죠? 지난 주에는 강론시간에 2017년도 본당의 사목 방향에 대한 설명을 드렸습니다. 그래서 그날 복음말씀이 뭔지 말씀드릴 시간이 없었는데요, 지난주 대림 1주일의 성경 말씀의 키워드, 주제는 그때가 언제인지 모르니 너희는 깨어 준비하고 있어라.” 하는 말씀입니다.

 

대림시기는 깨어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깨어 준비하는 것인가?’ 하는 것을 오늘 대림 제2주일에 이 미사의 주제로써 세례자 요한이 선포하고 있습니다.

 

깨어 준비하는 것은 회개로부터 시작됩니다.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그리고 회개는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합당한 열매를 맺는 행실로써 그 증거를 보여야 한다고 합니다. 내 잘못이나 부족함에 대해 변명하거나 자꾸 시간을 미루지 말고, 꼼수를 생각하지 말고 지금 솔직하게 인정하고 고백할 수 있는 그런 용기가 필요합니다. 곧 회개의 시간이 대림시기입니다.

 

오늘 2독서 말씀에서는 한 마음 한 목소리로 서로 뜻을 같이하여 기꺼이 서로를 받아들이고 함께하는 모습이 되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서로 상처주고 미워하며 싸울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참으로 평화로운 모습을 이사야서는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늑대가 새끼 양과 함께 살고 표범이 새끼 염소와 함께 지내리라. 송아지가 새끼 사자와 더불어 살쪄가고 어린 아이가 그들을 몰고 다니리라.’

늑대와 새끼 양, 표범과 새끼 염소, 실재하는 그런 동물의 세계에서는 이렇게 둘이 같이 있으면 어떻게 될까요? 한쪽은 식사 시간이고 한쪽은 죽는 시간, 이게 자연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서로 먹고 먹히는 긴장의 관계, 늘 경계하며 믿지 못하는 관계에서 이렇게 평화롭게 함께 할 수 있다는 그런 성경의 표현은 무엇을 말해줄까요?

 

진정한 회개 안에서 주님과 함께하는 삶은 어떤 빈자리나 경계심도 없는 그렇게 더불어 사는 세상, 평화로운 세상이라는 표현입니다. 회개, 즉 하느님께로 돌아서는 것은 말로만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으로 회개했다는 증거를 보여야 한다고 합니다.

주님, 주님하고 부른다고 해서 다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실천해야 한다고 합니다. 입으로야 얼마든지 좋은 말을 한여름 소낙비처럼 내뱉을 수 있겠죠. 말에 힘이 실리려면 빈말이 아니라 진정성이 있어야 합니다. 회개, 곧 히랍어로 메타노이아라고 함은 잘못했으니까 이제 그러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하는 정도가 아니라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뜻합니다. 새 사람이 되는 것이죠.

 

배는 바다를 항해할 때 뱃머리를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가는 방향이 정해지죠. 뱃머리가 잘못된 방향으로 향해 있으면 결국 잘못된 곳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몇 년간 이 나라의 뱃머리가 잘못되어 있으니 엉뚱한 곳으로 가고 있었죠. 이제 제대로 방향을 잡자고 이 초겨울 추위에 6주 째 백만 명이 넘는 촛불이 거리를 밝히고 있습니다. 우리 대통령은 참 특이한 재주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담화문만 발표하면 사람들이 줄어들어요? 많아져요? 대단히 신기한 재줍니다.

 

어제는 전국적으로 230만 명이나 거리로 나왔다고 합니다. 집단적인 회개의 외침인 것이죠. 나라뿐만 아니라 우리 각자의 삶의 방향 역시 지금 내가 가야 할 방향으로 잘 향해져 있는지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대림시기입니다. 참 중요한 때이죠. 오늘날 이렇게 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갈 길이다’, 여러 목소리들이 있습니다. 예수님 시대에도 수많은 예언자, 스승, 지도자가 자신들의 뜻을 외쳤습니다. 그런데 유독 세례자 요한의 외침이 더 강한 힘으로 사람들의 가슴을 두드렸습니다. 이유는 요한에게는 다른 힘이 있었던 거죠. 모래바람이 부는 척박한 광야에서 허름한 옷을 입고 거친 음식을 먹으며 회개를 외쳤던 세례자 요한.

 

우리가 살아가는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 뭘까요? 먹어야 되고 입어야 되고 머무를 곳이 있어야 바로 의식주입니다. 세례자 요한의 의식주는 참으로 소박하고 가난함 그 자체였죠. 세상의 것에 마음을 다 비우고 오직 하느님의 뜻을 자신의 마음에 채우고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회개한 사람의 모습이죠. 그래서 누구에게도 없는 힘이 그 외침에 실려 있었습니다. 그저 겉 신용으로 그때그때 임기응변으로 진정한 회개의 마음이 없는 외침은 아무런 힘도 없고 호소력도 없는 공허한 울림일 뿐입니다.

어떤 사람이 두 손 모아 기도하면서 주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이렇게 정성껏 기도를 하고 그 기도하던 손으로 누군가를 손가락질하는 데 사용하고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기보다 자기 배만 채우는데 바쁘다면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회개는 말이 아니라 구체적인 변화입니다. 생활 중에 내가 항상 우선이었다면, 내 생각, 내 감정, 내 입장이 항상 먼저였다면, 이제 생활의 뱃머리를 바꿔서 상대방의 생각 입장 감정을 먼저 헤아리려고 노력해 보십시오.

판단하고 비판하며 마음 내키지 않았던 것들이 조금씩 바뀌어가고 받아들이고 함께 할 수 있는 마음이 솟아납니다. 이 사람 저사람 밖에서는 친절하고 잘 대해 주면서 참 사람 좋은 사람이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작 내 가족들에게 무신경했다면 이제는 가장 가까운 이웃, 가족을 생각으로만이 아니라 몸으로 표현으로 안아주고 아껴주십시오. 화목한 가정으로 바뀌어 갈 겁니다.

회개의 구체적인 열매는 먼데서 찾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부터 맺어집니다.

 

나라의 근간을 설명하는 헌법 제1조에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이 나라의 주인으로서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고 나라의 뱃머리가 제대로 향하도록 촉구해야 합니다. 그러고 보면 각 개인이 가정이 나라가 회개를 선포하는, 실천하는 대림시기는 참으로 중요한 시기이고 은총의 시간입니다.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그리고 회개에 따른 증거로 합당한 열매를 맺어라.”

오늘 우리에게 들려주는 세례자 요한의 외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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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별빛

등록일2016-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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