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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나와라


이리 나와라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복음은 “병을 앓고 있었던 라자로가 베타니아에 있었다.”라고 시작합니다. 
    “병든 라자로”는 ‘죄로 상처받고 죽어가는 사람’을 상징합니다.
    베타니아는 예루살렘의 변두리 달동네였기에 그곳은 항상 질병과 빈곤이 상존하는 
    소외된 곳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흔히 소외계층은 사람들의 관심밖에 있습니다. 
    그러기에 그들은 쉽게 질병에 노출되고 
    한번 병에 걸리면 죽음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운명입니다. 
    
    혹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를 
    ‘성과 위주 사회’, ‘활동사회’, ‘경쟁사회’라고 진단합니다. 
    구성원은 이제 더 이상 ‘복종적 주체’가 아니라 ‘성과 주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할 수 있음’이 강요됨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과한 경쟁과 
    성과주의로 내몰리고, 우울증 환자와 낙오자를 양산해 내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성과사회’는 자기 착취의 사회이며, ‘성과주체’는 완전히 타버릴 때까지 
    자기를 착취합니다. 과한 긍정은 사람을 극심한 피로와 탈진하게 만들고, 
    자기 스스로에게 폭력을 가함으로써 죽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부활을 향하여 나아가는 사순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사순절이 바로 회개의 시간이요, 보속과 인내를 통한 정화의 때임을 모르는 
    신자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순절은 왠지 가슴이 답답한 것 같고, 
    분위기도 침울한 것처럼 다가오기도 합니다. 더불어 우리에게 주어진 
    십자가도 부담스럽고, 부활에 대한 확신마저 흔들리기도 합니다. 
    이러한 우리의 모든 의심을 말끔히 씻어주는 사건이 바로 
    죽은 라자로를 살리시는 기적입니다. 
    
    죽은 지 나흘이나 지났고 어두운 무덤에 묻혀 있는 라자로를 향해 
    ‘이리 나와라.’하고 명령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은 당신이야말로 
    생명의 주인이심을 선포하시는 것입니다. 
    “라자로야, 이리 나와라.”라는 명령에 죽었던 라자로는 살아서 
    무덤 밖으로 나왔습니다. “눈먼 사람의 눈을 뜨게 해 주신 저분이 
    이 사람을 죽지 않게 해 주실 수는 없었는가?” 하며 
    의심의 눈으로 쳐다보던 사람들의 이을 다물게 하십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 병든 몸과 영혼이 상처투성이인 우리도 이 사순시기를 맞이하여 
    깊이 회개하고 우리 자신을 철저히 뒤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했을 때 부활을 기다리는 기쁨이 우리를 충만케 하리라 믿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나를 믿는 자, 모두 이리 나와라. 
    나와 함께 축복의 부활을 맞이하자.”하시며 우리를 초대하시리라 믿습니다. 
    주님의 초대에 우리 모두 “예”하고 응답하여, 영과 육의 치유와 더불어 
    영원한 생명의 축복을 받도록 합시다. 
    
    
    전주교구
    전종복 세례자 요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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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별빛

등록일2014-04-07

조회수5,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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