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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헌은 섬김이 아니라 따르는 신앙


봉헌은 섬김이 아니라 따르는 신앙
    아기 예수님이 하느님께 봉헌된 날을 기념하는 주님 봉헌 축일은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제정된 ‘봉헌 생활의 날’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 날을 우리가 기념한다는 것은 그 본래의 참뜻을 되새기고 삶으로 증거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면 봉헌이란 무슨 의미입니까? 한마디로 비우는 삶이요, 바치는 삶이 아닐까 합니다. 자기중심적인 삶을 비우고 털어내는 작업이요, 일상의 삶을 하느님 중심적인 모습으로 다듬어 그분께 바치는 것입니다. 이웃과의 관계에서, 공동체 안에서, 사회와 세상을 향해서, 나의 편견과 통념 이기심, 잘못된 행위들을 부단히 비워내야만 비로소 하느님 마음에 드는 삶의 제물을 많이 바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를 많이 비우면 비울수록 그 빈터에 ‘하느님’께서 함께하십니다. 누군가를 진하게 사랑해본 사람은 압니다. 사랑하는 이 앞에서 한없이 작아질 수밖에 없음을 체험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작금의 사회는 때때로 신앙인들에게조차 그게 아니라고 둘러댑니다. 이웃과의 관계에서 항상 ‘내가 중심이어야’ 하고 나보다 ‘잘난 이에게 조아리고, 못난이에게는 함부로 대해도’된다는…. 공동체 안에서 봉사와 봉헌을 하더라도 꼭 ‘나를 드러내야’ 한다는…. 열심히 평일미사를 참례하는 이들에게는 ‘무능력하고 시간이 남아서’ 라고…. 어떤 식으로든 돈을 많이 벌어야 ‘자유롭고 성공한 인생’ 이라고…. 기도라는 것은 ‘지위와 재물을 청하는 것’이 전부라는…. 하느님의 정의는 따르지 않으면서, ‘교회 안의 율법만 지키면’ 된다는….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와 존엄성을 짓밟고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세속 권력을 거슬러 공동선을 말하면 ‘종북 또는 빨갱이’라 말합니다. “여러분의 몸을 하느님 마음에 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바치십시오. 이것이 바로 여러분이 드려야하는 합당한 예배입니다.” (로마 12,1). 요컨대 주님께서는 결코 섬김을 받으러 오시지 않았다고 단언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일러 주신 하느님을 알아듣고, 하느님의 일을 하셨던 예수님을 따르는 것이 신앙이요 봉헌입니다. 보물은 그 가치를 아는 사람에게만 참된 보물일 수 있습니다. 오직 주님의 보물임을 알아, 많이 비우고 기꺼이 따르려고 애쓰는 이를 그분께서도 진정 소중히 여겨주실 것입니다. 전주교구 조민철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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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별빛

등록일2014-02-05

조회수6,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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