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

자유게시판

그렇게 하라!

 
그렇게 하라!
    어느 날 예수님은 율법교사로부터 공개적인 질문을 받습니다. “스승님, 제가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영원한 생명을 얻는 방법’에 대한 질문이었는데, 이것은 당연히 우리 모두의 가장 큰 관심사입니다. 우리들에게 이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없고, 그 대답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이 질문을 받으신 예수님은 질문에 대한 대답을 주시지 않고, 오히려 그에게 다시 질문을 하십니다. “율법에 무엇이라고 쓰여 있느냐? 너는 어떻게 읽었느냐?” 그가 몰라서 묻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답을 알면서도 예수님께 질문을 한 것입니다. 그는 율법교사(선생)였습니다. 이런 문제의 전문가였습니다. 예수님으로부터 거꾸로 질문을 받은 율법교사는 이미 알고 있던 답을 말씀드립니다.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예수님은 옳은 대답이라고 하시면서, “그렇게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실천하는 일만 남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고 율법교사는 다시 예수님께 질문을 합니다. “그러면 누가 이웃입니까?” 이 질문에 예수님께서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로 구체적이고도 명쾌한 답을 주십니다. 누가 이웃인지를……. 그리고 다시 한 번 “그렇게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율법교사가 영원한 생명을 얻는 방법에 대한 정답을 몰라서 알려고 예수님께 묻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미 알면서도 물었고 예수님은 질문자에게 그가 이미 알고 있는 답을 스스로 말하도록 하셨습니다. 그리고 잘 알고 있는 그대로 행하라고 하십니다. “그렇게 하라.” “그렇게 하라.” 여기서 우리는 나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우리도 머리로는 잘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답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뭐가 뭔지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알면서도 삶으로 살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을 말입니다. 거듭거듭 말이나 머리가 아닌 구체적인 행동으로 실천하라고 하십니다. 수없이 듣고 또 듣고 그래서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고 김수환 추기경은 생전에 이런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가장 먼 길은 머리에서 가슴까지”라고….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까지 내려오는데 70년이 걸리셨다”고…. 당신도 그러셨다고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다고…. 물론 겸손하신 표현의 말씀이셨지만, 아는 것을 몸으로 산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우리도 잘 알고 있습니다. 사실 머리에서 가슴까지는 30센티 거리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누구는 평생이 걸려도 못 가는 먼 거리입니다. 믿음은 단순히 머리로 아는 정도가 아니라 삶이 되어야 한다는 당연한 진리를 오늘 다시 한 번 가슴 깊이 새겨봅니다. 믿음은 결국 머리나 입이 아닌 구체적인 삶의 문제입니다. 전주교구 정천봉 베네딕도 신부

0

추천하기

0

반대하기

첨부파일 다운로드

등록자별빛

등록일2013-07-17

조회수6,543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공유
  • 밴드 공유
  • Google+ 공유
  • 인쇄하기
 
스팸방지코드 :